[메모] 세금과 위헌판결

미국에서 제대로 된 소득세제가 만들어진 것은 1894년이다.

원래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61년이었는데, 이 때는 남북전쟁이란 특수한 상황에서 북군측 정부가 재정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3%의 소득세율을 부과했다고 한다. 소득세의 대상도 철도회사에서 받는 배당과 이자, 금융기관에서 받는 이자 및 공무원 보수 중 일정액을 넘는 금액으로 한정되었다. 1864년에는 누진세율이 최고 10%까지 올랐으나 요즘으로 보면 최저 세율에 불과할 뿐이다. 그나마 이것은 전쟁이 끝나고 얼마 있다가 1871년 폐지되었다.

1894년의 소득세는 공평의 이념에 바탕한다. 당시까지 조세의 대종이었던 관세를 줄이고 소득세를 걷자고 주장한 것에서 추진된 것인데, 기본적인 이념은 당시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 맥밀린의 연설에 잘 드러나 있다.

"관세는 수입물품을 쓰는 사람 모두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사람의 富가 아니라 必要에 물리는 세금이다.  이제는 사람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소유하는가에 따라 세금을 물리는 시대가 되었다."

이리하여 관세 중심인 당시의 세제는 국민 다수의 희생 위에 북동부 상공업자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다는 주장이 공감을 얻어 1894년 관세를 낮추고 소득세를 매기기에 이르렀다. 세원도 1861년에 비해서 넓어졌음은 물론이다.

어떤 세금이 못 마땅할 때 그걸 비난하는 방식은 그 때나 지금이나 유사했던가 보다. 소득세제를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들은 이 제도를 공산주의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그리고 바로 이듬해인 1895년 미국대법원에서 위헌판결을 받고 사라지게 된 것도, 국민대중이 법원의 보수반동성을 비판했던 것도 예나 지금이나 유사하다.

위헌판결의 이유는 미국 헌법에 특유한 연방제의 문제였지만 실제 쟁점은 소득세제의 본질에 관한 다툼이었다고 한다. 이 판결의 보충의견은 1894년의 소득세제는 부에 따라 세금의 차등을 두는 계급입법이고, 이는 종교에 따라 세금의 차등을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 후 16차 헌법 개정 후 다시 소득세가 입법화된 것은 1913년이다. 현재와 같은 순자산증가설에 근거한 소득세제가 정착된 것은 몇개의 저서와 몇차례의 판결이 있고 난 다음의 1940년대 이후이다.   

(이창희, <세법강의>에서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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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여기 | 2009/01/04 09:56 | 경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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