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티홀 문제] '우연적 개표의 정보효과'에 대하여 (1)

 
1. 대화
 
아래에서 이루어진 댓글토론을 다른 분들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꾸며보겠습니다. 요약에 무리가 없어서 별 불만이 없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여기: mathlove님의 주장을 제가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한 개의 당첨권이 걸려있는 1,000장의 제비뽑기에서 임의의 순서로 개표를 시작했는데, 이제 개표되지 아니한 것은 '갑'이 선택한 것을 포함해 딸랑 두 장만 남았습니다. 현재까지 행운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았는데, 지금 mathlove님은 이 상황에서 '갑'이 가지고 있는 것과 나머지 다른 한 장의 당첨 확률이 다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Mathlove: 이상하지 않습니다. 1000장에서 ‘갑’이 한 장을 선택했고 나머지 999장을 임의로 한장씩 선택해서 개표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998장까지를 차례로 개표했는데 998매가 모두 ‘꽝’이어서 아직까지 당첨자가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당첨확률은 당연히 ‘갑’이 가진 것의 999배입니다. 몬티 홀 문제로 돌아가서 말하면, 사회자가 그 '꽝'이 나온 998매의 결과를 미리 알고 개표했든, 모르고  개표했든 상관없습니다. 어떻든 999장중 한 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꽝’이 나왔다는 사실만 중요합니다.
 
오늘여기: 비유컨데, ‘갑’의 것을 제외한 999매중 당첨자가 가려지지 않은 채 최후까지 남게된 마지막 한 장은 999장끼리 이미 치열한 프레이오프전을 벌이고 올라온 강자라서 ‘갑’의 것보다 그 만큼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Mathlove: 원래 ‘갑’의 한 장과 나머지 999장의 당첨확률은 1:999였습니다. 이제 999장에서 임의로 998장을 개표했는데 모두 ‘꽝’이었습니다. 그럼 당연히 나머지 한 장의 당첨확률은 ‘갑’의 것에 비해 999배겠죠. 여기서, 개표 된 제비는 모두 ‘임의로’ 선정됐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오늘여기: (자신 없음) 그런가요?
 
 
2. 오류 찾기
 
천천히 생각해 보니 mathlove님이 틀렸습니다. 이제 그걸 증명해 보겠습니다.
 
‘갑’과 ‘을’ 간에 벌어지는 가상의 불공정 게임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당첨권이 1장에 불과한 1,000장의 제비중 ‘갑’이 1장을 갖고 ‘을’이 나머지 999장을 가진 불공정 게임을 가정합니다. 한 장도 개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첨확률은 ‘을’이 ‘갑’의 999배입니다. 이제 999장 중 ‘임의로’ 한 장을 뽑아 개표를 했더니 ‘꽝’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제 ‘을’의 당첨확률은 이전보다 약간 줄어 ‘갑’에 비해 998배가 됩니다.  ‘임의로’ 한 장을 더 뽑아 개표를 해서 또 ‘꽝’이 나오면 이제 ‘을’의 당첨확률은 조금 더 줄어 '갑'의 997배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500장을 ‘임의로’ 개표해서 계속 ‘꽝’이 나오면 ‘을’의 당첨확률은 '갑'의 499배로 줄게 됩니다. 마지막 한 장이 남을 때까지 계속해서 ‘꽝’이 나오면 이제 ‘갑’과 ‘을’의 당첨확률은 서로 동일하게 됩니다.
 
아직 미심쩍으신가요? 당연히 그러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들어보면 쉽게 납득이 됩니다.
 
‘임의로’ 뽑았는데 계속 ‘꽝’이 나오고 최후까지 남은 놈이라면 뭔가 굉장한 '신의 섭리'라도 있는 아주 쎈 놈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최후까지 남겨진 ‘임의의 한 개’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꽝’인 것은 ‘우연적인’ 사건에 불과합니다. ‘우연적인’ 사건이 남겨진 ‘임의의 한 개’의 확률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습니다. 개표 순간 ‘우연히’ 내린 벼락이 개표를 기다리는 제비의 당첨확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이제 ‘갑’과 ‘을’의 1:999 게임에서 999장의 개표가 '우연적' 선택이 아니라 ‘의도적’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고려해 봅시다. 999장의 각각의 결과를 미리 아는 사회자가 ‘꽝’인 것 하나를 골라 패를 뒤집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한 장이 개표된 이후에도 여전히 ‘을’의 승리확률은  999배입니다. '꽝'인 것을 골라 개표한 이상, 원래의 1:999는 바뀌지 않습니다. 사실, 결과를 알고 있는 사회자가 '꽝'인 것만을 골라 개표한다면 10장을 뒤집든 500장을 뒤집든, 개표되지 않은 제비 수가 하나라도 남아 있다면, 여전히 ‘을’이 승리할 확률은 ‘갑’에 비해 999배로 유지됩니다.
 
결과를 아는 사람이 의도적으로 ‘꽝’만 골라 개표한다는 것은 999장에 대해 투시경을 들이대서 속을 들여다 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1:999로 불공평하게 추첨권을 나눠가진 상태에서 999장에 투시경을 들이댄다고 해서 1:999의 불리한 게임의 균형추가 달라지지는 않는 것입니다.
 
그래도 미심쩍을까봐, 원래의 몬티홀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봤습니다. 그건 따로 올리겠습니다.

(스켑렙 07.01.30)

by 오늘여기 | 2007/01/30 16:02 | 경제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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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d at 2009/04/15 22:36
이 말은 그 몬티홀 문제가 알고보면 바꾸나마나 똑같다 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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